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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째 첫손님 커피값 기부하는 전완주씨어은동 커피볶는 남자
어은동 커피볶는 남자 전완주씨

카이스트와 유성구청 사이에 작은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데, 이곳에 ‘커피 볶는 집’이라는 상호의 ‘첫손님 가게’가 있다.

‘첫 손님 가게’ 하면 생소한데, 첫손님의 결제금액 또는 수익금 전액을 첫손님의 이름으로 기부하는 것을 말한다. 쉽게 말해 첫 손님이 커피를 마시고 내는 돈을 전액 기부하는 것이다.

요즘을 흔히 ‘자영업자의 무덤’이라고 표현을 한다. 코로나로 인해 영업시간도 제한되고 영업시간이라고 해도 손님이 전 보다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적어 매출이 거의 바닥이다. 그러니 이런 표현이 나오지 않았을까 싶다. 그런데도 첫 손님이 내는 돈을 7년 동안 변함없이 전액 기부하고 있는 사람이 있다. 주인공은 전완주씨다.

커피숍에 들어갔을 때 전 씨는 커피를 내리고 있었다. 대부분 커피숍이 고급스러운 분위기 인데 반해 전 씨의 커피숍은 원목으로 꾸며 단순하면서도 밝은 분위기이다. 그리고 거리두기를 지키며 여러 명의 손님들이 컴퓨터를 하거나 책을 읽고 있었다. 전 씨는 “카이스트 옆에 있다 보니 학생층이 손님의 대부분” 이라고 귀띔 해주었다.

전 씨가 ‘커피 볶는 집’을 운영한 것은 지난 2010년 1월. 벌써 10년이 넘었다. 그동안 유성구청 옆으로 많이 알려져 있었고, 좁은 공간인데도 손님들이 많았다. 그런데 얼마 전 장소를 옮겼다. 유성구청과 카이스트 사이는 변함없지만 새로 옮긴 곳은 카이스트 쪽문과 가깝다. 그러다보니 손님들이 찾기 힘들어 학생들 말고 일반인들은 생소한 편이다.

-7년 동안 첫손님 통해 기부한 금액이 1천만원이 넘는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유성구 행복누리재단에 기부해 왔는데 매월 금액이 다르고 늘 적은 액수라서 미안한 마음입니다”

전 씨는 자신이 기부한 돈이 각종 규정에 맞지 않아 도움을 받지 못하는 틈새계층에게 전달되어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고 나름 남을 돕는다는 즐거운 마음으로 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리고 앞으로 장사가 좀 더 잘되면 지정기탁도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전 씨가 매월 기부하는 금액은 20여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첫손님이 카드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기부금영수증 발급을 위해 첫손님의 개인정보 수집이 어려워 현재는 현금으로 결재하는 금액 중 당일 재료비 등을 제외한 전체 금액을 기부하고 있다. 커피 값도 다른 곳에 비해 저렴한데 2015년부터 한 번도 거르지 않고 해오고 있다고 한다.

전 씨는 인터뷰 내내 별로 말이 없었다. 질문을 하면 미소가 대부분이었다. 그래서 그의 속 깊은 이웃사랑이 더 느껴졌다.

글/임재만

 

 

 

임재만  newstar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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