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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길순 노은2동새마을부녀회장의 봉사인생 스토리“봉사 생각하면 제 마음도 좋아집니다”
정길순 새마을부녀회장

“날씨가 추워요”, “커피 한잔하시고 하세요”, “절임 배추 옮겨주시고요”

지난해 11월 마지막 날. 이른 아침부터 정길순 노은2동 새마을부녀회장 목소리가 커진다. 여전히 불편해 보이는 몸을 바쁘게 움직이며 봉사자들과 김장을 위해 절임 배추와 양념을 챙긴다.

노은2동 새마을부녀회는 해마다 연말이면 김장을 해 도움이 필요한 이웃들에게 전한다. 부녀회의 연중 가장 큰 행사이기도 하다. 정 회장의 봉사는 2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때는 노은동이 분동되기 전이었어요. 입주한 아파트부녀회 활동을 하던 중 새마을부녀회에 가입하게 됐죠. 그런데 특별히 봉사라고 생각 안하고 일손이 필요할 때마다 참여하게 됐는데 그것이 24년이 흘렀네요”

- 연말에 하는 김장 봉사만 해도 쉬운 일이 아닌데요?

“제일 중요한 것은 회원들의 봉사죠. 바쁜 일상에서 시간 내기가 쉽지 않은데, 늘 참여해 주시는 회원들께 고마운 마음입니다”

정 회장과 대화 중에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온다.

“아, 네. 이따 오후에 김장 김치가 도착할 거예요. 맛있게 드세요”

오랜 세월 김장을 나누다 보니 김장을 기다리는 사람들을 알고 지내는 듯했다.

“오늘 담은 김장 김치는 160포기예요. 홀로 사시는 분, 수급자, 장애인 가족들에게 드리죠. 그리고 올해는 특별히 예수은혜교회 김영주 목사님이 10킬로짜리 쌀 20포를 후원해 주셔서 어느 해보다도 풍성하게 나눌 수 있게 됐어요”

정 회장은 모든 이야기를 시원시원하고 덤덤하게 한다. 오랫동안 해온 봉사가 몸에 베어 있음을 느끼게 한다. 하지만 정 회장이 줄곧 어려움 없이 봉사해 온 것은 아니다. 2015년 그는 뇌졸증을 겪었다. 과로와 스트레스가 원인이었다.

“제 인생에서 가장 힘든 시간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무너지는 것 같았죠. 몸이 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겪어보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듭니다”

그런데 정 회장은 후유증으로 매우 불편한 몸을 이끌고 봉사를 다시 시작했다. 쓰러지고나서 그동안 맡아온 회장직을 그만두고 평회원으로 남아 재활 치료를 하던 중 부녀회 존치가 어려워지자 지회에서 다시 부탁해 온 것이다. 보통 몸이 불편하면 자기 모습을 드러내기 싫어한다. 그렇지만 정 회장은 달랐다. 보기 안쓰러울 정도의 모습인데도 행사장에 나왔다.

“봉사를 쉬지 않고 해온 덕분에 건강이 더 빨리 회복된 것 같아요. 모든 것에 감사하는 마음입니다.”

정 회장은 김장 봉사 이외에 그동안 활동은 숫자로 세기가 어려울 정도다. 어려운 이웃들에게 밑반찬을 만들어 주는 사랑의 밑반찬 봉사, 홀로 사시는 어르신을 돕는 며느리봉사대 활동, 쓰레기 분리수거·그린코리아·탄소중립 등과 같은 각종 캠페인 활동 등 말 그대로 봉사하는 생활이었다.

정 회장은 “모든 것이 감사하고 새해에도 좋은 일 많이 하면서 사람들하고 행복하게 지내고 싶다”고 평범한 새해 소망을 말했다.

글/임재만

 

 

임재만  newstar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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