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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혜향’ 재배 성공에도 코로나로 판로 어려움보고 싶었습니다/강영선 전 선창마을 녹색·농촌체험추진위원장

폭설이 내린 이튼 날인 1월13일 오전. 유성의 끝자락 송정동 선창마을에 도착했을 때도 아직 녹지 않은 눈이 비닐하우스는 물론 하우스까지 걸어가는 농로에도 눈이 쌓여 있었다. 조심조심 걸어가서 하우스 문을 열자 놀라운 광경이 펼쳐졌다. 990㎡(300평) 규모의 비닐하우스에는 한라봉과 비슷한 ‘천혜향’이라는 노란 과일이 주렁주렁 열려있었다.

‘천혜향’은 아열대 작물로 제주도에서 주로 생산되고 남부지방에서도 시설 하우스를 통해 재배 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한겨울 영하 10도 이하로 떨어지는 계룡산 자락 선창마을에서 천혜향이 본격 수확되고 있는 것이다. 주인공은 바로 강영선(70·전 녹색·농촌체험 선창마을 추진위원장)씨.

선창마을에서 태어나 6대째 살고 있는 강 씨는 젊은 시절은 인천에서 직장생활을 했다. 버스운송조합에서 정년퇴직을 하고 노모를 모시러 고향에 돌아온 것이 영농의 시작이 되었다. 벌써 십 수 년이 흘렀다. 그동안 마을 발전을 위해 동분서주했다. 농촌체험마을 조성에 힘을 쏟은 결과 한때는 서울에서 체험 학생들이 오기도 했다. 인근 두계역(현 계룡역)이 그 매게 역할을 하기도 했지만, 가장 큰 것은 주민들의 참여였다.

당시 강 씨는 고추, 토마토 등을 재배했다. 그런데 점차 나이가 많아지면서 손이 덜 가는 작물이 필요했고, 강 씨는 대전시농업기술센터 아열대작물연구회에 가입했다. 그리고 2016년 한주에 2만5천원인 천혜향 272주(3300㎡)를 심었다.

“처음 재배 작물을 변경해 천혜향을 식재할 때는 모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열대과일연구회(회장 김영현)에 참여하면서 회원들의 도움으로 자신감을 갖게 되었습니다”

천혜향은 일반 감귤에 비해 과즙이 풍부하고 당도가 높아 시원한 맛이 특징이다. 또 껍질은 매우 얇아 알맹이의 비중이 높고 과즙이 풍부해 씹는 감촉도 부드럽다. 그래서 소득 작물로 중부지방에서도 수년전부터 재배가 시도되고 있다.

강 씨는 지난 2016년에 식재해 지난해 첫 수확을 했고, 올해부터는 대량 출하를 앞두고 있다. 상표는 ‘미르 천혜향’. 하지만 강 씨는 본격적인 수확기에 뜻밖의 코로나19로 경기가 위축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동안 농협을 통해 출하를 해왔지만, 코로나 때문에 직거래 장터가 열리지 않고 있고, 인터넷 판매도 고령이라서 준비해 놓지 못한 상태다. 가장 도움이 되는 것은 소비자의 전화주문인데, 아직까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탓에 충분한 판로가 되지 않고 있다.

강 씨가 수확한 ‘미르 천혜향’은 현재 3㎏들이 1상자(12~15개)를 2만5천원에 판매하고 있다. 5㎏들이 1상자는(30~40개) 4만원이다. 직거래이기 때문에 시중보다 20% 정도 싼 가격이다. 강 씨는 수확기를 조절해 이번 설 명절에 맞춰 대량 출하할 예정이다.

선창마을영농조합법인 ☎010-9921-8900

 

 

임재만  newstar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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