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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갑동마을’로 탈바꿈갑동마을이야기

갑동마을에 거주하는 몇몇 전·현직 대학교수가 모여 ‘갑동을 시가 있는 마을로 만들어보자’라는 취지로 시작해 현재까지 26수를 제작해 마을 곳곳에 걸어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김명석, 김재용, 김삼용, 차순홍 교수. 김명석 교수는 실질적인 추진위원장이고 카이스트에서 산업디자인을 강의했다. 현재는 퇴직하고 카이스트 교수중창 단장을 맡고 있다.

김재용 교수는 현직 원광대 국문과 교수이다. 시가 있는 마을 조성에 대한 아이디어를 처음 낸 사람이고 올 첫해에 윤동주 시를 추천해 제작했다.

여기에 김상용 전 충남대 의대 교수, 차순홍 전 을지의대 교수가 관심을 두고 힘을 보탰다.

김명석 교수는 “15년 전 이사와 마을에 애착을 갖고 대전시 좋은 마을만들기에 응모해 마을에서 시 낭송, 음악회, 건강강좌를 하던 중 코로나로 잠시 중단된 시기에 시가 있는 마을을 조성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와 시작했다”고 말했다.

제작된 판넬에는 시와 그림이 함께 있어 읽는 사람의 감동을 더하게 한다. 시는 김재용 교수가 주축이 되어 추진위원들이 함께 선정했고, 판넬 디자인은 디자인 전공인 김명석 교수가 직접 했다. 제작에 들어가는 비용은 희망하는 집에서 자부담했다.

시화 판넬 부착은 대부분 담장에 했고, 대문에 한 집도 있다. 별하나에 추억과/별하하나의 사람과/로 시작하는 <별 헤이는 밤>, 황혼이 짙어지는 길모금에서/하루 종일 시들은 귀를 가만히 기울이면/으로 시작하는 <흰 그림자> 등의 주옥같은 시귀는 지나는이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마을을 돌며 시를 읽다가 도착한 곳은 정겨운 마을 골목. 양쪽 담장 사이로 넝쿨이 무성하고 어김없이 이곳에도 시화판넬이 걸려있다. 세상으로부터 돌아오듯이 이제 내 좁은 방에 돌아와 불을 끄읍니다. 불을 켜두는 것은 너무나 피로롭은 일이옵니다. 그곳은 낮의 연장이옵기에/ 독립운동가이면서 저항시인. 1945년 4월 후쿠오카 감옥에서 생을 마감한 시인의 고뇌와 슬픔이 느껴진다.

마을을 반 바퀴 돌고 나면 단순히 전원주택이 모여있는 풍경 좋은 마을이 새롭게 다가온다. 시가 있고 그곳에 사는 사람들의 문학사랑. 시가 있는 마을. 이렇게 꾸며진 마을은 한 단계 개량되어 격조 높은 문학마을의 향기가 나는 듯하다.

추진위는 앞으로 50가구 이상 참여하도록 확대하는 운동을 하려고 한다. 그리고 마을 입구에 시가 있는 마을을 알리는 알림판을 세우는 작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김재용 교수는 “은퇴가 1년 남았는데 지금부터 더욱 마을 일에 관심을 갖고 추진위원들의 의견을 모아 왕성한 활동을 하고 싶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글/임재만 

 

임재만  newstart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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